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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법방해행위 처벌은 김호중 ‘술타기’의 유산 | 오종훈 변호사

언론 보도 26-07-16

본문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단순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넘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악질적인 범죄 행태였습니다. 


2024년 5월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음주운전과 중앙선 침범, 반대편 택시 충돌 후 도주, 그리고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종용하는 범죄은닉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한 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았습니다.


더욱이 대중을 분노케 한 것은 사법 당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추가 음주를 감행한 이른바 ‘술타기 수법’이었는데요. 결국 지난해 4월 법원은 그에게 위험운전치상죄와 도주치상죄 등을 적용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법감정과 사법 현실의 괴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초 올해 11월로 예정되었던 만기 출소일을 약 5개월 앞둔 지난 6월 30일, 김호중씨는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를 통과해 사회로 복귀했습니다.


김호중 사건이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남긴 가장 거대한 유산은 역설적이게도 사법 방해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입니다.


정치권과 사법부는 일명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하고, 최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양형기준까지 공식 마련했는데, 이제는 음주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를 하는 행위 자체가 무거운 처벌을 받는 독립된 범죄로 규정된 것입니다.


김호중씨는 5개월 일찍 사회로 나왔지만, 그가 남긴 사건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이제 남은 과제는 촘촘해진 법망을 통해 사법 정의를 현장에서 어떻게 엄격하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입니다.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복역 중이던 가수 김호중(35)이 지난 6월 30일 경기 여주시 소망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있다. photo 뉴스1


대한민국 사법 역사상 이토록 대중의 공분을 자아내고, 동시에 수사기관의 무력함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사건은 드물다.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단순한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넘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의 허점을 교묘하게 파고든 악질적인 범죄 행태였다. 2024년 5월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음주운전과 중앙선 침범, 반대편 택시 충돌 후 도주, 그리고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종용하는 범죄은닉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은 한 편의 막장 드라마와 같았다.


더욱이 대중을 분노케 한 것은 사법 당국의 눈을 속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추가 음주를 감행한 이른바 ‘술타기 수법’이었다. 사고 발생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한 그에게 사법부는 끝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명확히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지난해 4월 법원은 그에게 위험운전치상죄와 도주치상죄 등을 적용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중의 법감정과 사법 현실의 괴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초 올해 11월로 예정되었던 만기 출소일을 약 5개월 앞둔 지난 6월 30일, 김호중씨는 법무부의 가석방 심사를 통과해 사회로 복귀했다. 지난해 성탄절 가석방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만기 출소가 유력해 보였던 그가 단 6개월 만에 ‘적격’ 판정을 받고 교도소 문을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세간의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고 있다.


 


교정 행정의 논리와 국민적 법감정의 충돌 


김호중씨의 가석방 결정을 두고 대중은 격렬한 거부감을 쏟아내고 있다. 음주운전 뺑소니도 모자라 사법 방해 행위까지 일삼은 중범죄자에게 5개월이라는 형기 단축 혜택을 주는 것이 과연 공정하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법리적 관점과 교정 행정의 실무적 기준에서 바라본 이번 결정은 철저히 사법 시스템의 정해진 룰에 따른 결과다.


가석방 제도는 수형자가 범한 죄의 경중, 즉 ‘죄질’을 다시금 심판하는 자리가 아니다.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한 엄벌과 단죄는 이미 재판 과정에서 ‘선고형’을 통해 완성되었다. 가석방 심사위원회가 평가하는 핵심 요소는 수형 기간 동안 그가 보여준 ‘교정시설 내 성적’과 ‘재범 가능성’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석방 종합심사의 특성상 구체적 사유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 김호중씨는 지난 크리스마스 부적격 판정 이후 수감 생활에서 모범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냈음이 분명하다.


교정 당국이 가석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수감자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교화하기 위한 강력한 유인책이기 때문이다. “안에서 반성하고 모범적으로 생활하면 예정보다 빨리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교도소 내부의 질서 유지는 불가능에 가깝다.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가석방 기회를 원천 차단한다면 통제 불능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법 행정의 현실적 고민을 간과할 수 없다. 결국 이번 가석방 논란은 ‘죄값을 온전히 치러야 한다’는 국민적 응보주의적 법감정과 ‘성실한 수감 생활을 포상한다’는 교정주의적 사법 행정의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한 결과물이다.


 


‘가짜 석방’의 족쇄와 영리 활동의 자유 


사회로 복귀한 김호중씨를 바라보며 대중이 던지는 또 다른 질문은 “그가 곧바로 방송에 출연하고 공연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법적으로 그의 영리 활동을 막을 방법은 없다. 가석방은 말 그대로 임시 석방에 불과하다. 형기가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니며, 남은 기간은 준수사항을 지켜야 하는 보호관찰 상태로 지내게 된다. 이 기간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거나 보호관찰관의 지시를 어기면 가석방은 즉시 취소되고 남은 형기를 살아야 한다. 통상적으로 보호관찰 조건에는 음주 제한이나 불량한 인물과의 접촉 금지 등이 부과되지만,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생업 종사’의 자유는 폭넓게 허용된다.


따라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그가 방송이나 공연을 재개하는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활동 초반에는 재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호관찰관이 현장에 동행하거나 밀착 감시를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행정적 재량에 따라 신고제로 전환되는 등 유연하게 운영될 것이다.


또한 그가 복역 중에도 소속 법인의 지분을 유지하며 수십억원대의 음원 수입과 경제적 이득을 올린 점에 대해서도 사법적 박탈은 불가능하다. 형사처벌은 범죄 행위 자체에 대한 단죄일 뿐, 범죄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는 개인의 정당한 재산권까지 몰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대중 앞에 다시 서서 영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는 법의 영역이 아닌, 소비자인 대중과 방송계의 윤리적 선택이라는 냉엄한 시장의 논리에 맡겨지게 되었다. 


 


사각지대 메운 ‘김호중 방지법’ 


김호중 사건이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남긴 가장 거대한 유산은 역설적이게도 사법 방해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의 마련’이다. 사건 당시 김호중씨가 행한 ‘사고 후 추가 음주(술타기)’는 수사기관의 음주 단속 및 측정 기능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기상천외한 꼼수였다. 그동안 우리 사법 체계는 이러한 행위를 처벌할 마땅한 기준을 갖추지 못했다. 현장에서 음주 측정을 거부하면 음주측정거부죄로 처벌했고, 사고 후 도주하면 뺑소니(도주치상)로 처벌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고 직후 의도적으로 술을 더 마셔 운전 당시의 수치를 교란하는 교묘한 행위는 일종의 법률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에 정치권과 사법부는 일명 ‘김호중 방지법’을 발의하고, 최근 이에 따른 구체적인 양형기준까지 공식 마련했다. 이제는 음주측정을 방해할 목적으로 추가 음주를 하는 행위 자체가 무거운 처벌을 받는 독립된 범죄로 규정된 것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 대놓고 술을 마시지 않는 이상,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술타기 행위의 증거를 채집하고 입증하는 것이 현장 실무상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차량 블랙박스와 경찰의 보디캠이 보편화된 현재, 증거 확보의 난이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만약 추가 음주 시점과 수량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사법부는 위드마크 공식을 적극 적용해 운전 당시의 음주운전 혐의를 그대로 적용하면 된다.


결국 새롭게 마련된 양형기준과 법안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히 처벌 건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사고 후 술을 더 마셔봐야 형량만 가중될 뿐, 아무런 실익이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사회에 던지는 데 있다. 꼼수로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오만한 인식을 뿌리 뽑고, 음주운전 적발 시 순순히 조사에 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인식을 대중의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강력한 예방적 효과야말로 이 법이 지닌 진짜 무기다. 김호중씨는 5개월 일찍 사회로 나왔지만, 그가 남긴 사건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꼼수가 통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 남은 과제는 촘촘해진 법망을 통해 사법 정의를 현장에서 어떻게 엄격하게 실현해 나갈 것인가이다. 


출처 : 사법방해행위 처벌은 김호중 ‘술타기’의 유산 < 사회 < 기사본문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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